조금만 걸어도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는 환자에게 정밀 검사 후 치료 방향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레이저로 수술 됩니까?이다. 즉, 레이저가 모든 척추 수술에 활용돼 만능 기계 같이 이용되는 것으로 말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물론 현재 많은 종류의 레이저가 발달돼 광범위하게 의료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안과에서 쓰는 엑시머 레이저, 피부과에 쓰이는 알곤 다이 레이저, CO2 레이저 그리고 외과 치질 수술에 쓰이는 레이저 등 많은 종류의 레이저가 사용되고 있다. 척추 수술에서는 주로 홀뮴-야그 레이저를 사용한다.
레이저 수술이라는 것은 척추 수술시 사용하는 집게나 칼 대신에 고주파 열이나 전기 소작기 등과 같은 수술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레이저 기계를 이용하는 수술을 말한다. 허리나 목 디스크 환자에게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수술을 할 경우 6㎜의 가느다란 내시경 관을 통해 모니터를 보면서 터져 나온 디스크를 레이저로 태워서 없애는 방법이다. 레이저를 이용하면 집게로 제거하지 못한 미세한 부분까지 디스크를 제거함으로써 치료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시경 레이저 수술은 극히 제한된 일부 디스크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레이저가 과도하게 홍보돼 있다는 말이다. 신문이나 인터넷 상에서 범람하는 광고가 그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간단한 맞춤형 수술을 한다는 광고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환자 입장에서는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간단하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가 대부분 사실이 아니듯 간단한 수술로 척추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간단한 수술로 좋아질 환자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좋아질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정말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간단한 수술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달리 얘기하면 간단한 수술은 불필요한 수술일 가능성이 높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척추수술에도 이 금언은 그대로 적용된다. 병원에서는 간단하니까 무조건 레이저 수술을 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척추 수술 건수는 연간 약 6만4000건이다. 최근 몇 년간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척추 고정술은 10만명당 65명이다. 이는 미국의 약 2배에 해당한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수술을 남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상 척추 디스크의 약 60~70%는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증상이 발생된 후 최소 6주간은 비수술적 치료 즉, 안정 및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등을 해보고 증상이 심할 시에는 신경차단술(일명 통증 시술로 방사선 투시기 하에서 아픈 신경을 찾아서 직접 치료 약물을 주입함)로 상당부분 치유할 수 있다. 마비 증상이 있거나 통증이 심해 밤잠을 못 자거나 그리고 자주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는 부득이하게 정밀 검사 후 정확한 원인을 알아서 최소한 2명의 척추 전문의와 상의 후 병명에 따라서 내시경 레이저 수술, 미세 현미경 수술, 그리고 척추 고정술 및 인공 디스크 치환술 등을 해야 한다.
아무튼 척추관 협착증 등 척추 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자동차가 발달해 많이 걷지를 않으며 영양 상태가 호전돼 과체중인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몸을 적게 움직이기 때문에 레이저든 미세현미경이든 수술이 필요해진다는 말이다. 평소 의자에 오래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나이가 들수록 복근 및 등근육이 약화되므로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척추를 지탱해 주는 근육을 강하고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치료법이자 예방법인 셈이다. 아울러 과장·왜곡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이운기 울산중앙병원 척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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